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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신용카드 결제 1위..'인기최고' 성형외과는?]
  • 2012-05-18 hit.11,098

‘외환銀 지난해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자료’ 분석해보니








한국을 찾는 일본인과 중국인의 최대 관심은 쇼핑이었다. 미국인은 유흥주점 술값으로 167억 원이나 썼다. 싱가포르인은 성형에 큰돈을 썼고 태국인과 홍콩인은 고가의 건강식품을 사는 데 지갑을 활짝 열었다.

동아일보가 외국인 입국자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외환은행의 ‘2011년 외국인 카드 사용행태’ 자료를 16일 분석한 결과 국적별로 특징적인 소비행태가 드러나 눈길을 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쓴 비자, 마스터카드 결제액의 73%인 20억1200만 달러(약 2조3138억 원)를 매입 처리했기 때문에 이처럼 비교적 정확한 외국인 소비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 카드 ‘큰손’은 싱가포르인

외환은행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미국 4380억 원, 일본 4355억 원, 중국 1453억 원 순으로 많았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의 카드 사용실적이 생각보다 적은 것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지 않은 나라”라며 “사용기록이 고스란히 남는 신용카드보다 현금 결제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씀씀이는 싱가포르인이 가장 컸다. 결제건당 사용금액이 23만2539원으로 1위였고 태국(21만3793원)과 홍콩(21만1753원)이 뒤를 이었다. 중국(16만6096원·8위)과 미국(8만8110원·10위)은 하위권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인은 성형 같은 고가의 지출이 많다”며 “태국인과 홍콩인도 값비싼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다”고 했다. 실제로 태국인과 홍콩인은 국내 건강식품 가맹점의 외국인 카드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다퉜다.

국적별 카드 사용행태도 제각각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면세점과 호텔,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많았던 반면 미국은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이 카드 사용처 3, 4위에 올랐다. 일본인과 중국인은 관광 및 쇼핑, 미국인은 비즈니스 목적의 방문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인기 1위 유흥주점은?

일부 분야는 가맹점에 따라 외국인의 선호가 달랐다. 최근 성형을 위한 방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BK동양성형외과’가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다. 특히 싱가포르인이 BK동양성형외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담차움의원’은 중국인, ‘허쉬성형외과’는 베트남인의 카드 결제가 많았다.



BK동양성형외과 관계자는 “싱가포르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눈과 코가 서양인보다 작고 못생겼다고 생각해 눈, 코 수술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성형 외에 다양한 고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담차움의원은 아랍에미리트인이 중국인 홍콩인에 이어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인은 성형보다는 건강검진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미국인이 지난해 유흥주점에서만 167억 원을 카드 결제하는 등 외국인의 술값 지출도 적지 않았다. 외국인이 카드를 가장 많이 쓴 유흥주점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 있는 ‘어제오늘내일’이었다. 국적별로는 미국인 일본인 홍콩인 순으로 많이 찾았다.

유흥주점 3위인 ‘스팅클럽’에서는 미국인에 이어 노르웨이인의 카드 결제금액이 컸다. 유흥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은밀하고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 편”이라며 “노르웨이인의 결제액이 많은 것은 선박 해운회사 관계자들이 배를 발주하거나 계약하러 한국을 많이 찾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밖에 일반음식점 중에서는 고깃집인 서울 강남 ‘삼원가든’이 1위, 중구의 ‘참숯골’이 2위였고 일반의류점에서는 ‘H&M’ ‘포에버21’ ‘자라’ ‘에르메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1∼4위를 휩쓸었다. 호텔은 파르나스(인터컨티넨탈), 하얏트, JW메리어트 같은 외국계가 1∼3위를 차지했고 호텔신라는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39억2000만 달러로 2010년보다 32.4% 급증했다. 1인당 사용금액도 평균 402달러로 2010년보다 12.6%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카드 결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이들의 소비행태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다면 외국인의 지갑을 더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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